매실에 대해서 잘못 알려져 있는 것이 많다. 먼저 수확 시기다. 매실이 익지 않고 시퍼런 것을 따서 쓰는데 이것은 옳지 않다. 안 익은 매실에는 독이 있다. 시퍼런 매실은 어떤 벌레도 먹지 않는다. 벌레가 먹으면 죽기 때문이다.
시퍼렇게 익지 않은 매실은 이가 저릴 정도로 시고 바늘처럼 날카롭게 찌르는 맛이 있어서 아무도 먹을 수 없지만 잘 익은 매실은 신맛이 부드러워져서 누구든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매실이 완전히 익으면 독이 없어지므로 벌레들이 순식간에 다 먹어버린다. 열매가 붉게 익는 품종은 절반 이상 익었을 때 따야 하고 노랗게 익는 품종도 절반 이상 빛깔이 노랗게 바뀌었을 때 따야 한다.
본디 우리나라에는 ‘옥매(玉梅)’라 부르는 토종 매실이 있었다. 흔히 보는 개량종 청매에 견주어 굵기가 절반 이하이고, 익으면 붉은색이 섞인 황색을 띠는데, 붉은 반점이 있어 홍매(紅梅)라고도 한다. 개량종 청매는 완전히 익었을 때 황금색이 나긴 하지만 붉게 되지 않는다. 재래종 옥매는 맛과 향기가 뛰어나지만 열매가 도토리만 하여 생산량이 적어 타산이 맞지 않아 재배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옛 기록에도 안 익은 매실을 먹으면 죽는다고 했다. 안 익은 매실에는 청산이 들어 있다. 청산은 아주 훌륭한 살충제이고 살균제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입매(入梅)라고 하여 6월 중순인 망종(芒種)을 지나서 임일(壬日) 전에 매실을 먹으면 죽는다고 하여 이를 엄하게 경계했다.
다른 하나는 씨에 대한 것이다. 매실 씨에는 독이 많다. 매실 씨나 살구 씨를 먹는 동물이나 벌레는 없다. 씨앗과 새싹에 독이 있기 때문이다. 매실과 비슷한 종류의 모든 씨앗에도 독이 있다. 은행에도 청산배당체 성분이 많다. 매실 씨에도 청산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것은 발암물질이다. 우리 조상들은 매실 씨를 농약이나 살충제로 썼다. 딱딱한 매실 씨를 망치로 깨트려서 안에 들어 있는 물렁물렁한 핵을 따뜻한 물에 풀어서 재래식 화장실에 넣으면 구더기가 생기지 않으며, 도랑에 풀면 개구리나 맹꽁이, 장구벌레 같은 것들이 다 죽는다.
매실을 달이거나 여러 가지 것들을 만들 때 씨앗에 있는 독이 빠져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 또 술에 담가 우려내어 매실주를 만들 때 씨를 빼고 넣어야 한다. 알코올과 청산이 섞이면 가장 무서운 발암물질이 생성된다. 화학 소주에 매실을 담가 우려내어 먹는 것은 아주 잘못된 관습이다.
매실은 6월 중순이 지나서 절반 넘게 노랗게 익은 것을 수확해야 한다. 매실은 가지가 찢어질 만큼 풍성하게 많이 달리므로 우리 조상들은 매실 풍년이 들면 자손이 번성하고 집안이 번창해진다고 믿었다.
매실의 맛은 몹시 시고 향기는 청량하다. 매실을 보기만 해도 누구든지 입 안에 침이 고인다. 매실의 향기는 풍성하지만 맛은 좋다고 하기 어려우므로 음식보다는 약에 가깝다. 음식과 약은 원래 같은 것인데 맛은 좋지만 기운이 약한 것을 일러서 음식이라고 하고, 기운은 좋지만 맛이 좋지 않은 것을 일러서 약이라고 하는 것이다.
- 자료 : 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 최진규 약초학자 < 월간산 연재 > -
'유실수 > 매실나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매실 씨살이좀벌 방제시기 (0) | 2015.04.04 |
---|---|
매실의 종류 (청매, 황매) (0) | 2014.06.03 |
[스크랩] 혼동하기 쉬운 매실의 병 (0) | 2013.06.19 |
매실전정시기 (0) | 2012.08.12 |
흑성병 및 매실 수확시기 (0) | 2012.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