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짓고 1년이 지나고 나면, 여기저기 손볼 데가 많이 생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목재의 색상이다. 데크나 사이딩 위로 비나 햇빛을 막는 장치가 없다면 나무는 재색이나 검은 색으로 변하게 되고, 여기 먼지와 모래, 이물질까지 끼면 1년밖에 안 된 집이 10년은 더 되어 보인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오일스테인만 덧바르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전문가에게 오일스테인 제대로 바르는 법을 물었다.
나무가 시간이 지나면 색이 변하고 변형이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데크나 목재사이딩처럼 집의 외관을 구성하는 부분은 더욱 그 변화를 최소화해야, 오랫동안 깨끗한 인상의 집을 만들 수 있다.
이를 위해 건축주들은 데크와 난간, 목재 사이딩 등에 1~2년에 한 번씩 오일스테인을 발라주는 것을 전부로 알고 있다. 이는 전문업체를 부르지 않아도 가벼운 페인트칠처럼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나무도 종류에 따라 관리방법이 다르고, 오일스테인을 1~2년에 한번씩 덧바르는 과정에서는 알아두어야 할 기본사항들이 있다. 그 동안 미처 모르고 있던 오일스테인의 진실을 공개한다.
나무의 변색과 오염은 다름아닌 나무자체에서 일어난다
대개 사이딩에는 레드파인(Red-pine : 적송)이나 씨더(Cedar : 삼나무), 더글라스 퍼(Douglas-fir : 미송)를 사용한다. 데크는 방부목을 많이 사용하나, 요즘은 방부처리의 해로움을 염려해 멀바우(Merbau : 열대성 수종) 등도 인기 자재가 되었다. 이들은 모두 붉은 기를 가진 나무들로 탄닌이란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탄닌, 수지 등의 성분은 따로 방부화학처리를 하지 않아도 나무가 쉽게 썩지 않고, 해충에 공격받지 않도록 하는 기능이 있지만, 단점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햇빛을 받고 물을 먹으면 나무 밖으로 용출되어 탄화되기 때문에 나무를 검은 색으로 변하게 한다.
이는 나무 본래의 색을 흐리는데다가, 혹 목재 위에 도료까지 바른 상태라면 도료 자체를 오염시키고 변색시키게 된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용적률 산정 문제로 지붕구조상, 건물외벽이 햇빛에 노출되어 있는 부분이 많다. 햇빛에 노출된 부분과 창문 옆으로 물이 고여 떨어지는 부분에는 특히나 이러한 현상이 심하다. 이렇게 되면 벽 전체에 얼룩이 져 낡고 지저분한 집이 되버리고 마는 것이다.
시공 직후엔 기본도료만, 6개월~1년 지나서 오일스테인을 발라라
예전에 나무를 쓸 때는 야적한 상태에서 묵힌 후 껍질을 벗기고, 또 2~3년의 변화를 겪은 후에나 가공을 했다. 그러나 요즘은 벌목과 가공시간이 짧아지면서, 목재 자체의 성분이 자연스럽게 용출 될 시간이 없어졌다.
지금도 탄닌성분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맨 상태로 두는 것이다. 집을 짓고 나서도 오일스테인을 바르지 않은 채, 6개월~1년 정도를 그대로 두면 자체적으로 수지, 탄닌, 송진 등의 고유성분이 스스로 용출된다.
그러나 목재를 맨 상태로 두면 완성이 덜 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시공사나 건축주나 현실적으로 이 방법을 택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시공사 측에서 나중에 다시 현장에 와서 마무리 작업을 하는 것을 원치 않을뿐더러 건축주 자신도 화장까지 끝낸 반짝거리는 집으로 입주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 대안으로는 집을 짓고 나서 한 동안은 목재의 성분자체를 마사지해 주는 가벼운 도료만 발라둔 채, 1년이 지나고 건축주가 직접 오일스테인을 바르는 방법을 택하면 좋다. 어차피 시공 후 1년이 되면 오일스테인을 재도장해야 하고, 시중에 나와있는 최초도장재는 나무의 터짐과 갈라짐, 부식과 곰팡이를 방지하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다.
또한 앞서 말한 목재의 수지, 탄닌 등의 고유성분이 쉽게 용출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1년 정도 기본도료를 발라둔 채, 목재 초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유지할 조건이 되면, 이 때 오일스테인을 발라 굳혀주는 방법을 제안한다.
세척제로 묵은 때를 벗기고, 그 위에 다시 오일스테인을 바르자!
처음 오일스테인을 바르고 나서 데크는 1~2년, 사이딩은 3~4년이 지나면 오일스테인을 다시 덧발라야 한다. 가만 생각해보자. 화장을 한 상태에서 좀 지워지고 얼룩이 생겼다고 그 위에 다시 화장을 하게 되면 얼굴표면은 더 두껍고 칙칙해질 것이다. 검게 변해 얼룩이 생긴 목재표면에 다시 스테인을 바르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행위다.
때가 탄 목재표면에 스테인을 바르면 색상은 더 진해질 수 밖에 없고, 새 오일의 침투가 안되므로 효과는 떨어지게 된다. 또한 원목 그대로의 무늬가 잘 보이지 않아 나무의 아름다움마저 없어져 버린다.
이 때는 기존의 스테인을 깔끔하게 벗겨내고 다시 바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샌드페이퍼로 미는 경우, 표면에 흠집이 생길 수 있고, 불규칙한 형상을 만들 수 있다. 또 일반 중성 세제로는 먼지와 약간의 찌든 때는 제거할 수 있지만, 침투되어 노화된 오일스테인을 제거하기는 힘들다.
요즘엔 목재전용세척제로 노후된 도료와 탄화된 표피, 오염물, 곰팡이를 한번에 제거할 수 있는 제품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알칼리성으로 목재 조직을 느슨하게 만들어 노폐물을 뜨게 만든다. 마치 햇볕에 탄 사람의 얇은 허물을 벗기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실내의작은 면적이나 가구류는 못 쓰는 수건을 이용해 목재에 직접 발라주자
오일스테인은 곰팡이를 막는 도막을 형성하고, 목재 깊숙이 침투하여 습기에 의한 피해로부터 목재를 보호한다. 요즘은 여기 자외선을 차단하는 효과를 더한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강한 도막을 형성하는 도료는 초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차후 보수 시에는 제거가 용이하지 않아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또 이러한 도료는 오일성분보다 코팅제의 성격이 강해 목재가 스스로 숨을 쉬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다. 또 2회 도장을 했을 경우에도 나무결이 그대로 살아나는지 확인해 보고 선택해야 한다.
오일스테인을 바르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브러쉬나 솔로 바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보다는 못 쓰는 수건이나 걸레를 이용하는 편이 좋다. 걸레에 스테인을 적시면 바르기도 좋고 나무의 무늬결도 잘 살릴 수 있다. 또 붓으로 하다보면, 나무의 굴곡이 있을 경우, 패인 부분에 오일이 고이게 되어 나중에 그 부분이 끈적거리게 된다. 스프레이로 뿌리는 경우도 마치 눈물자국처럼 오일스테인이 흘러내려 자국이 생기기도 한다.
직접 걸레로 문질러 주는 것이 옹이나 변재, 심재 부분 등 목재의 어떤 부위든 적당한 양을 구석구석 바를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