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집의 완공 시기는 내년 봄. 설비 등 내부마감을 내년으로 미루고 이번기간에는
외부작업을 마무리한 다음 12월 초순에 작업장으로 철수할 계획입니다. 긴 겨울동안
빈집 상태로 봄까지 버텨주어야 하므로 너무 썰렁하지 않도록 가능하면 외부마감을
잘 해 두려고 서두르는 중입니다.
외부합판작업을 마치고 마감을 진행하는 동안 지붕 상재 마감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제 기준으로 보자면 통나무집은 기본적으로 건식구조입니다. 따라서 지붕마감재도
아스팔트싱글을 기준으로 삼고, 바람직하기는 징크스타일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만
아쉽게도 그동안 징크시공을 실현하지 못했는데 드디어 제 뜻을 이루게 되었네요.
한옥에는 Valley가 없고 천창이나 들창 뻐꾸기창 등 지붕돌출구조가 거의 없어요.
당연히 그 나름대로 기와시공 매뉴얼이 있겠으나 서양식인 목구조건축에는 지붕에
돌출구조가 많고 건식구조로 지붕을 만들지요. 때문에 그에 합당한 매뉴얼에 따라
지붕시공을 해야 하는데 (제 경험으로 보자면)지역의 소위 와공들은 건식매뉴얼이
없어 보이더군요. 지난여름 속리산통나무집 지붕시공을 하는 과정에서도 시공자의
고집과 무지 때문에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마음속으로 릴렉스!를 외쳐가며 어렵게
마무리 지으면서 다시는 지방의 와공들에게 일을 맡기지 않겠노라 결심했었지요.
속리산통나무집의 평기와시공이 결과적으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으나
제게는 그런 애로가 있었답니다.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속리산통나무집도
징크로 마감했더라면 지금보다 더 잘 어울렸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안방 앞 폴딩도어 설치를 설치하고
외벽 시다(Cedar)판재마감을 위해 방습지로 벽을 감싼 모습.
지붕 징크마감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안방과 건넌방 위에 낮은 다락방 공사가 추가되어 안방에는 북쪽으로 천창을 2개
달았습니다. 지붕에 돌출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당연히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지요.
이런 부분은 항상 시공사장이 직접 시공합니다. 그걸 제가 원하고요...
이 집은 기본적으로 정남향 한일(一)자 구조입니다. 안방 거실 식당 건넌방이 모두
골고루 햇볕을 잘 받을 수 있겠지요? 그래서 전면 창을 대부분 크게 배치했습니다.
폴딩도어 속 안방 남향은 통 창에 시스템(채광)도어, 현관에도 유리블록을 시공했고
거실전면은 전부 유리, 식당도 거의 통 창이고 건넌방 창도 작지 않습니다.
처음 지어보는 단층집입니다.
단층집도 잘 지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여건만 된다면 말이지요...
아는 만큼... 상상할 수 있는 만큼 집을 지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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