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집 전기요금은 꽤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지난 달 요금은 588 KWh, 17만9천원이 청구되었습니다. 최고 기록은 작년 어느 달엔가의 21만7천원이었죠. 그렇다고 해서 심야보일러를 사용하는 것도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할증제 때문으로 보입니다. 요금표를 보면 아래와 같이 적혀있습니다.
400 KWh 69,170원
500 KWh 112,430원
600 KWh 188,460원
저희 집의 경우에는 지난달엔 거의 600 와트 가까이 사용했으므로 그에 가까운 요금이 청구된 것입니다.
저희집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전력소모량이 큰 것은 세탁물건조기, 세탁기, 열풍기, 지하수 모터 펌프, 헤어드라이어, 2층 전기판넬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자주 사용하는 것은 지하수 펌프 밖에 없습니다. 그럼 결정적으로 그것 때문에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는 걸까요? 적지 않은 요인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다른 쪽으로 생각해 보면 단위 전력 사용량은 크지 않아도 24시간 가동되고 있는 전기장치가 있습니다. 바로 오수 합병 정화조의 블로워입니다.
수변1구역인 저희 집에서는 10인용, 10ppm 합병 정화조를 사용하는데 여기에는 4 개의 공기 블로워가 달려있습니다. 각각의 전력소모량을 보니 60와트 내지 70와트로 적혀있더군요. 4개 가운데 3개가 매 시간마다 약 50분 정도를 직접 공기를 불어넣는 일을 하고 다른 1개는 반송 용으로서 3개가 돌지 않는 5분인가 10분 정도의 기간만 작동을 하게 됩니다. 대략 계산을 하기 위해 200 와트의 전력을 소모하면서 24시간 내내 가동되고 있다고 계산을 하겠습니다.
(200 와트) x 24시간 x 30일 = 144,000 와트시
즉 매달 144 KWh 를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전 요금표를 보면 이것만 쓴다고 하면 약 1만3천원의 요금이 되겠지만, 중요한 사실은 할증요금제에 의한 영향입니다.
저희 집의 지난달 전기 사용량 에서 이 정화조 요금을 빼 보죠.
588 - 144 = 444
이 경우, 약 9 만원의 요금이 계산되어 나옵니다. 제 계산 방법이 맞다면 결국은 정화조 하나 때문에 10만원 가까이 요금이 더 추가되어 나온 셈입니다. 어떤 달은 그보다 많이 어떤 달은 더 적게 나오면서 평균적으로는 1년에 100만원이란 거금이 날아갈 수도 있는겁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할까요? 가장 쉬운 방법이면서 또한 주변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정화조를 아예 끄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면 안 되죠. 서울특별시민들이 마실 물을 더럽히는 것도 문제지만 우선 당장 정화조가 있는 뒷마당에서 냄새가 날겁니다. 못 참을 정도는 아니지만 말이죠. 무엇보다도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정화조는 계속 가동되어야 합니다. 게다가 그러다가 적발되면 벌금을 왕창 물릴 수도 있으니까요.
정화조를 계속 가동할 경우 그로 인한 금전적 손실은 어떻게 최소화 할 수 있을까요? 그 첫번째 방법은 주택용 저압에서 주택용 고압으로 계약 변경을 하는 것입니다. 한전 홈페이지에서 다음의 주소에 그 계산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걸로 계산해 봤습니다.
http://cis.kepco.co.kr/cis/cyber_spot/rate/rate_cal/rate_cal1.jsp#
주택용 저압: 588 KWh(178,730원) 444 KWh(89,390원)
주택용 고압 588 KWh(143,800원) 444 KWh(71,560원)
전기를 항시 많이 쓰고 있다면 고압으로 변경하면 매달 몇만원씩 절약할 수 있는겁니다.
그다음의 방법이 바로 정화조 가동을 위한 계량기를 따로 설치하는 것입니다. 제가 어제 인터넷으로 조사하고 오늘 아침에 한전 양평 사무소와 통화를 한 바에 의하면 정화조 시설은 일반 가정에 설치된 것일지라도 산업용 시설로 인정받을 수 있으므로 전기 계량기를 따로 설치한 다음에 계좌 분리를 하실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정화조로 인한 전력 사용량은 산업용 전기 요율을 적용받을 수 있어서, 1KWh로 계약하고 144KWh를 사용했을 때의 요금은 약 1만3천원내지 1만5천원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몇가지 문제에 부닥쳤습니다. 우선, 산업용 전기의 기본요금은 3만원이라 아무리 적게 전기를 쓰더라도 3만원은 기본으로 나가게 된다고 한전에서 얘기하더군요. 물론 그걸 감안하더래도 여전히 이전보다는 몇만원 정도 비용이 싸지만 말입니다.
또다른 문제는 설치 비용입니다. 어쩌면 이게 정화조용 계량기를 따로 달지 못하게 하는 결정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겠더군요. 한전에서는 직접 전기선로를 분리하고 계량기를 추가하는 공사를 하지 않고 면허업체에 맡긴 후 신청만 하면 된다고 하는데, 제가 한전 담당자에게 대충 공사비용을 얼마정도 예상하느냐 물었을 때 약 50만원 정도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50만원? 그 만큼의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선 도대체 얼마나 걸릴까요. 매달 5만원씩 건진다고 해도 1년 가까이 소요되는 것이 되더군요.
여기서 멈칫거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계량기 장치의 값 자체는 몇만원 되지 않지만 전기 시설 업자의 설치비가 그렇게 큰 것이니까 좀 억울하지만, 면허 없는 제가 직접 할 수도 없는 일 아닙니까. 그래서 한전 담당자에게 물었죠. 제 친구가 그쪽 일을 하는데 그친구에게 부탁하면 비용이 거의 안 들겠군요라고요. 그렇다고 하더군요...
정화조용 계량기를 따로 분리할지 말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이번에도 역시 처음 집 지을 때 잘 했어야지라는 교훈을 받았습니다. 전기 설치하는 업자가 그런 것도 좀 알려주고 그러면 안 됐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어차피 집에 전기 공사를 하면서 그것도 같이 해 주면 추가되는 계량기 값만 들어가고 인건비는 마찬가지가 되지 않겠습니까?
현재 집 지으시는 분들이나, 앞으로 집 지으실 분들 가운데 전기를 많이 사용하실지도 모르는 분들은 미리 계량기 분리를 해 놓으시기 바랍니다. 일단 공사를 해 놓고나서 전기사용이 생각보다 적으면 그냥 쓰고, 너무 많으면 따로 공사하지 않고 한전에 신고만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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